점심을 먹고 인사를 나눈다음, 추석길을 떠나간다.
"추석 잘 보내세요~"
"연휴, 잘 보내시고 뵙겠습니다~"
허전함이 남아 발길을 돌려본다.
뒷좌석에 선물상자 하나를 잠시 바라본다.
'연휴 지나서 찾아가 볼까?
아냐, 어차피 명절인걸, 가보자!'
산길을 넘어 바닷마을에 도착한다.
역시.......
집앞, 낡아빠진 의자에 앉아, 바다를 가로막은 빽빽하게 자리한 모과나무를 바라보고 있다.
나무를 보고 있는지, 나무사이로 아른아른 보이는 바닷물을 보는지도 모르겠다.
"어머니, 안녕하세요~"
"아이고....."
"어머니, 추석인데 맛있는거 드셔야죠?
이거, 회사에서 나온건데, 좋은거 많아요.
어머니 쓰세요~"
"아니, 아니래요.
식용유하고 간장하고, 집에 많아요.
내가 머 하는게 없어서, 자꾸 남아요.
괜찮으니 가져가소."
음식이 아니라 다행이다.
"어머니, 이건 샴푸하고 치약하고 그런거에요.
좋은거니까, 이거부터 쓰세요~"
아주 자그마한 시간동안, 의미없는 대화가 지나간다.
조금이라도 사람의 기운을 드리고 싶어서 일어날 수 없다.
그런 순간에 어머님이 앓는듯한 소리를, 혼잣말인듯 허공에 흘려보낸다.
"하이고~~
저녁에 편안하게 눈감으면, 그대로 캄캄해야 되는디,
어쩌자고 새벽만 되면 눈이자꾸 떠져.....
그래 가야는디......"
그런 나즈마한 한마디를 농이라고 생각하신 모양인지, 개구진 웃음으로 눈이 마주친다.
이를 어쩐다?
가슴속에서 화산이 터진듯 설움이 올라온다.
더이상 참을수가 없어 급히 인사를 하고 돌아선다.
"어머니, 명절 잘 보내세요~
또 오겠습니다~"
차 안에서 잠시 상상해 본다.
찾아올 가족도 없다.
멀리 걸어갈 힘도 없다.
새벽이 찾아 눈을뜨면, 종일 대문앞 의자에 앉아서 오가는 차와 사람들을 바라보는게 전부다.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바람도 본다.
매일 같은 그림을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밤이되면, 간절함으로 눈을 감는다.
내일이 찾아오지 않기를 바라며......
그렇게 매일매일 죽음을 걸어간다.
오늘은 삶의 저 끝이 더더욱 궁금한 시간이다.
하늘횽은 추석때 모하세유?
저도 식용유가 필요하네유 히힛
어쩔수 없이 내일까지 숙소에 대기하고,
택배 받으면 서해쪽 나들이 갈거여요~~
대댓도 달기전에 비추라니 ㅎㄷㄷ
횽도 잉기인인가봐요 ㅋㅋ
아하 나들이 부럽네유
와앙~~
행복한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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