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남편이 와이프에게 어떻게 얘기할까요?]라고 쓴 글에 대해 제가 쓴 글에 답글 달아주신 분들이 혹시 지금 이 글을 보신다면 답글 달아 주신 글 삭제한 거 죄송합니다.
보지도 못한 이의 마음을 이해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 전하지 못한 것이 어제 내내, 마음에 걸려 글 남깁니다.
긴 글 읽기도 불편했을 텐데 읽고, 위로해 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도움 받은 분들께 감사드리지 못한 제 마음이 어제 내내 괴로워, 이런 상황에서도 글을 남깁니다.
글을 삭제한 것은, 배우자와의 관계를 떠나서 제가 쓴 글로 인해 남편이 안 좋은 이야기를 듣는 것이 그 사람을 너무 괴롭게 하는 것 같아서였습니다.
답글을 일일이 다 읽었으나 제가 그 때 너무 울면서 글을 써서, 너무너무 위로 받는 말씀을 쓰신 분의 아이디로 제대로 못 봤네요. 그 분들의 말을 캡처라도 해 놓을 걸.
내가 뭐 때문에 속상해 하는지 단번에 알아봐 주신 분들의 말들이 신기하고 놀라워서요..
20년 세월 다 뛰어넘고, 그런 글 썼다고 남편 혼내주신 분...솔직히 저희 가족들도 안 해 주신 일을 해 주셔서...솔직히 얼마나 위로 받았는지 모릅니다.
저는 감사한 마음을 아주 오래오래 간직하는 사람입니다.
오래 기억하고, 오래 감사하고...
저는 그저께 쓴 글을 보면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 글을 쓰면서, 이번에 저를 많이 상심하게 한 이야기와 더불어 지난 시간의 이야기들을 하면, 왜 지난 이야기를 하냐는 질책을 더 받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이야기라면 진짜 다 잊고 지낼 텐데, 그런 결의 일이 계속 이어지는 것이 힘들었지만, 남편은 그 일들은 다 지난 일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어떻게 보면 하소연으로 보일 수 있는 글 하나로....정확하게 알아 들을 수 있는 분들이 그렇게 많은 수 있다는 사실에 위로를 받았고, 그것이 남편이 아니라는 사실에 좌절하기도 했습니다.
이야기도 해보고, 글도 써보고, 하소연도 해보고, 화도 내보고, 좌절도, 슬픔도...그 어떤 것도 제가 하는 이야기가 닿지 않는 남편과 달리, 답글에 쓰인 분들은 제가 하는 이야기를 너무 잘 파악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글 삭제하기 전에, 답글 다시 분께 마음 알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었는데, 좋은 일도 아닌 일에, 제가 일일이 답글을 다는 행위 자체가 배우자에게 못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글을 써놓고, 이런 생각이 이중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을 거 같아요.
너무 답답하고 슬퍼서....남편은 아무리 해도 제 이야기가 닿지 않아서...그 때 그 글이라도 안 쓰면 정말 죽을 거 같아서.
근데, 제가 죽지 않는 이상 제가 아무리 슬퍼해도, 저희 친정은 제 이야기 안 들어줄 거니까요. 이혼하면 저는 친정에 갈 수도 없으니까요.
살면서...가족의 든든한 지지를 받으면서 사는게 얼마나 큰 힘인지 저는 너무나 잘 압니다.
20년 내내 큰 경제적 지원을 해 주지만, 이혼 안 하고 아무 탈 없이 살고, 다른 이야기가 안 들려 오길 바라는 친정 부모님께 저는 이런 이야기 할 수도 없습니다.
이야기 해보려고 했지만, 폭력이나 외도도 아닌 이상 아니 그런 일이 있더라도 그런 일로 자식편 들어 주시지 않으시니까요.
근데, 저는 저희 아이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아이가 지금보다 어렸을 적에 너무 우는 모습 많이 보여서...
제가 너무 약한 모습 많이 보여서, 아이가 험한 세상 살아가면서 힘든 순간에 기대고 싶은 사람의 엄마가 아니게 된 것 같아서..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아이 앞에서 씩씩한 모습만 보여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게 가짜라도, 어린 시절에 부모의 갈등을 보여주는 모습이 자식에게 얼마나 큰 상처인지 너무 잘 아니까요.
진짜로 잘 사는 모습 보여주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더라도 아이에게 best는 아니라도 bad는 아닌 존재로는 남고 싶었습니다.
이제 아이가 조금 있으면 성인이 됩니다.
그 시간까지만 더 잘 버텨 보고 싶습니다.
아이가 독립하면 제가 숨기지 않아도 이런 모습 안 볼 수 있으니까요.
아이가 성년이 되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이 시점에도 제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몰라 두려웠습니다.
남편이 친구들 만나는 스타일이 아니라 예전에도 게시판에 이런 글을 썼다고 하네요.
이번엔 제가 먼저 게시판에 글 써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상황이랑 너무 다른 글을 써서 너무 화가 나서, 저도 글을 썼습니다.
어느 분 말씀처럼 가정사를 이런 곳에 쓰는 것 자체가 부끄러운 것 압니다.
그 때, 제 글에 답글 쓰면서 공감하고 위로해 주신 분들이 이 글을 볼 지 모르지만...
저의 감사한 마음은 아무 것도 아니겠지만...
살아있는 동안은, 저는 감사한 기억들 오래 간직하고, 살면서 문득문득 떠올리는 사람이라...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남편을 원망해 줘서가 아니라, 그것과 상관없이, 인연도 없는 한 인간의 글을 읽어주고, 이해해주고, 위로해 줘서...
감사합니다.
스트레스도 풀고 하세요~~^^
너를 위한이 아닌 우리와 나를위한
인생을 살아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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