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배드림

<사건 개요>

지난 8월22일자 뉴시스에 "'2023 을지연습' 전국서 테러 대응 훈련" 제목의 기사에 훈련 사진이 화보로 나왔습니다.

이 사진 중 마지막에 있던 경찰복을 입은 남성이 리볼버 권총으로 조준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이 사진에 나온 모습은 권총 사격 훈련을 받았거나 실사격을 해 본 사람은 도저히 할 수 없는 모습이어서

'권총은 잡아 본 사람이 아니다'란 내용의 글을 유머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https://newsis.com/view/?id=NISX20230822_0002422424&cID=10201&pID=10200

(현재 문제의 사진은 국민신문고에 접수하고 나서 삭제 되었습니다만 

구글에서 "을지훈련 권총 사진"으로 검색하면 볼 수 있습니다.)

사격이라는 것이, 자전거 배우는 것과 같이 한번 배우면 평생가는 거라,

한 번이라도 소총 사격을 해본 사람은 이명박 소총 조준같은 모습은 하라고 해도 못 합니다. 

(아무리 사진사 요구해도 군대 다녀오신 분들이 이명박 같이 총 들고 사진 찍겠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 게시물이 사라졌고, 보배 서식하는 알바들이 삭제한 것이라 생각 했는데 

우연히 쪽지를 확인해 보니 이런 것이 있네요.

안녕하세요 보배드림입니다. 아래의 요청사유가 접수 되어 게시중단 되었음을 안내 드립니다.

날짜:    2023-08-24 14:47:42

구분:    게시중단 요청

유형:    명예훼손/기타

단체명,해당글과의 관계:  대구경찰청

요청사유 및 의견:  을지연습에 임하는 경찰관의 순수한 권총 사격 자세를 빗대어 경찰관을 비하하여 경찰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글이므로 삭제요청합니다.

그러니까 대구경찰청에서 인터넷 게시판 글을 모니터링(사찰)하고 

그 내용이 자기들 맘에 안 들면 게시중단 (삭제) 요청을 한다??

<질문 사항>

이 요청과 관련하여 질문 드리겠습니다. 

1. 순수한 권총 사격 자세 

경찰 훈련 교범이나 실사격 과정에 사진에 나와 있는 자세로 사격합니까?

그 자세로 사격하면, 

리볼버 권총의 실린더와 총구 사이의 틈새로 나오는 가스로 손에 큰 상처를 입을 것이고 

권총 반동으로 얼굴에도 상처를 입을 겁니다.

혹시 순수하다는 의미가 권총을 잡아 본 적없는 순수한 상태를 이야기 하시는 건가요?

그러니까 이건 이명박 대통령 시절, 소총으로 조준하는 사진의 권총 버전입니다. 

물론 사진기자의 요구로 저런 포즈를 잡았을 수도 있습니다만...

2. 경찰관을 비하/경찰의 명예를 실추

이명박 대통령 시절 소총 조준 사진을 가지고, "소총 안 쏴봤네" 하면 

대통령을 비하하고 대한민국 정부 구성원의 명예를 실추 시킨 겁니까?

3. 대구경찰청의 대표성

게시 중단 요청을 대구경찰청 이름으로 하였는데, 

혹시 본인 공식 담당 업무 중에 인터넷 게시판을 검색하여 

대구경찰청에 비우호적인 게시물을 정리(?) 요청하는 것이 있습니까?

본인의 공식 업무가 아니라면 요청자가 '대구경찰청'이라고 하면 안됩니다.

'대구경찰청'이라고 쓰면 이건 대구경찰청의 공식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대외 공문 나갈 때, 대표 이름으로 나가는 것도 어느 단체나 조직의 공식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혹시나 본인의 공식 담당 업무가 인터넷 우호 여론 조성(?) 이라면 이건 더 큰 문제입니다. 

대구경찰청이 조직적으로 여론 조작까지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4. 국가기관에 대한 명예훼손

대테러 훈련을 하는 화보에 경찰이, 

테러범 막는 것은 고사하고 경찰 다칠까 걱정되는 사진을 올려놓고는 

그 것을 이야기 하면 명예훼손이 되는 거예요?

그럼 누구의 명예가 훼손되나요?

1) 대한민국 경찰청

2) 대한민국 경찰 모두

3) 대구경찰청

4) 대구경찰청 경찰 모두

5) 사진의 해당 경찰관

6) 대구경찰청 을지훈련 홍보 담당자 

7) 그렇게 사진 찍자고  했던 기자

그껏해야 해당 경찰관이 창피한 것인데, 마치 대한민국 경찰 모두의 명예가 훼손 된 것처럼 이유를 적어 놨네요.

우리 형법은 사실을 이야기 하건 허위 사실을 이야기 하건 폭넓게 명예에 관한 조항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명예에 관한 죄(모욕죄, 명예훼손죄)는 국가기관이 피해자가 되지  않습니다. 

유신헌법때 있었던 국가모독에 관한 형법조항은 1988년 폐지되었습니다. 

대법원 판례도 "정부 또는 국가기관의 정책결정이나 업무수행과 관련된 사항은 항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의 대상"

이고, 그 이유로 "정부 또는 국가기관은 형법상 명예훼손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으므로" 라고 판결하였습니다. 

대법원 2011. 9. 2. 선고 2010도17237 판결

따라서 대구경찰청은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될 수 없고, 명예훼손죄 역시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무슨 명예훼손을 이야기 하시나요?

5. 협박

게시중단 요청글을 보고 굉장히 놀랐어요. 

보배 게시글에 '작성한 글로 모욕/명예훼손 고발당하는 사례'를 많이  접한지라 

혹시나 대구경찰청이 모욕/명예훼손죄로 고소/고발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런데 4번의 이유로 범죄가 아니에요. 

그런데 이제 수사권까지 가진 경찰이 그걸 몰랐을 리 없고, 

잘 모르는 사람을 협박한 것으로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보배드림 사이트야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바라지 않으니 그냥 게시물 삭제를 한 것이고요.

6. 2차 게시

1차 올렸던 게시물이 '게시 중단'되었다는 쪽지를 보고, 

리볼버 권총 사격 위험성을 알리는 실험 영상과 

명예훼손이라 하니 해당 경찰관의 명예훼손으로 생각하고 

해당 사진에서 경찰 마크 다 가리고 얼굴도 모자이크 처리해서 다시 올렸는데 

다음과 같은 쪽지와 함께 다시 삭제 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보배드림입니다. 아래의 요청사유가 접수 되어 게시중단 되었음을 안내 드립니다.

날짜:    2023-09-07 11:07:43

구분:    게시중단 요청

유형:    명예훼손/기타

단체명,해당글과의 관계:  대구경찰청

요청사유 및 의견:   을지연습 중인 대구경찰관 권총 자세 관련,

삭제된 해당 사진을 다시 올려 대구경찰관을 조롱하여 경찰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므로 정중히 삭제요청 부탁드립니다.

삭제 이유가 삭제된 사진을 다시 올렸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대구경찰청이 해당 게시물을 삭제 시켰다는 것이지요?

애초에 삭제시킬 권한도 없는 게시물을 말이죠.

속된 표현으로 하자면 

"대구경찰청이 민간 인터넷 게시물울 사찰하고 삭제시킨다. 쪽팔린단 이유로" 

인 것이죠?

아무튼 대구경찰청이 돋보이고 싶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국민들 걱정시키는 사진 올리고는 

그 실수를 만회하려고 민간 사이트 사찰하고 여론 조작한다는 것인데

국민신문고에 이런 내용으로 민원을 올렸으니 결과를 한번 보시죠.

* 아쉬운 점.

처음 게시물이 하루에 수백 건씩 올라오는 유머 게시판에 올라와 있고,조회수도 2000건도 안되고,  

베스트에 오를만큼 추천 수도 받지 못하니 그냥 묻힐 내용인데 굳이 그걸 명예훼손 운운하며 삭제 요청하여 

일을 키우시네요.

*

마지막으로 리볼버 권총 옆에 소시지 대고 찍은 영상입니다. 손으로 감싸면 어떻게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