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수능을 치고 대학이라는 곳에 처음 발을 들인 94년,
교수였던 나의 꿈은
집안 사정, 취직, 연애, 늦은 결혼, 육아, 애들
교육 등의 여러가지 모든 사람이 납득 가능한 변명들을 하며 열심히 회사밥을 맛있게 먹으면서 하루하루 살고 있었는데.
이런 변명으로 23년간 열심히 나를 속이며 버틴 나에게 잘 했다고
비록 거창하고 훌륭한 전공 박사과정이나 교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집에 석사 하나 있으면 좋지 않겠냐? 나의
말도 안되는 꼬드김과, 아빠가 공부하면 우리 애들이 감히 공부를 땡땡이 치겠느냐? 라는 아무런 근거도 없는 감언 이설에 엄청난 학비가 드는 MBA를
다니게 해준 우리 주인님의 하해와 같은 은덕으로 올해부터 24학번을 달고 다시 대학 학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 직업과, 내가 책임져야 할 가장으로 서의 책무, 그리고 더 이상 건강을 장담 하실 수 없는 어머니 등.. 현실적인
문제로 온라인으로 중심에 학기마다 오프라인이 조금 섞여 있는 코스로 고르고 5월부터 시험 치고, 인터뷰 보고 이것 저것 한다고 바빴네요.
그리고 뭐니뭐니 해도 아들의 꿈을 끝까지 밀어주지 못한, 자식에 대한
아무런 근거도 없는 미안함을 가지신 우리 모친이 너무 좋아하시네요. 그러면서 ‘니 나이 먹어서 그 머리로 따라 갈 수 있나?’ 라고 꼭 안 하시어도
되는 말로 시작 전부터 김 빼시는 말을 첨가해 주시네요.
여기에 너무 기라성 같으신 분들이 많아 자랑이라 하기에는 그렇고, 학교에
저의 이메일 계정이 생겨 기분 좋은 맘에 저의 소원을 하나 이루는 것 같아, 아침부터 회의 준비는 안하고
보배에 글을 올립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친구의 용기와 도전정신에 박수를 보냅니다.
친구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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