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에서는 더위를 식히려고 인공강우를 뿌렸다가 태풍만큼 강한 비바람이 몰아쳤습니다. 피해가 잇따르자 인공강우가 아니라 인공재난을 만들었단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베이징 정영태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말부터 고온 적색 경보가 10여 일 넘게 계속된 중국 중서부 지방.
40도가 넘는 기온에 가뭄이 겹쳐 식수까지 부족해졌고, 냉방시설 없는 학교엔 얼음통이 놓이는가 하면 아예 휴교하는 곳도 많습니다.
분지지형이라 폭염 피해가 더 심한 충칭과 쓰촨 등에선 더위를 식히기 위해 인공강우가 시도됐습니다.
[3,2,1 발사!]
응결핵 역할을 하는 요오드화은을 넣은 포탄이나 로켓을 구름 속에 터트리는 건데, 작은 물 입자가 더 빨리 모여 빗방울이 생기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지난 2일과 3일 충칭시에선 인공강우 덕에 기온이 28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장이쉐엔/중국 충칭시 기상당국 : (인공강우용) 고사포탄 158개, 로켓탄 37개 등을 발사했고 이후 일부 지역에 최대 31mm의 비가 내렸습니다.]
그런데 비만 내린 게 아니었습니다.
인공강우가 성공한 날, 최대 초속 34미터의 태풍급 강풍이 몰아쳤습니다.
아파트 창문이 통째로 떨어져 나가는 일이 잇따르면서 돌풍에 집안이 아수라장이 되는가 하면 가로수와 오토바이가 연달아 쓰러지고, 양철 지붕이 종잇장처럼 날아갔습니다.
비바람 속에 가판대가 속절없이 떠밀려 가자 상인들이 붙잡으려 뛰어가고, 고층 아파트 난간벽이 떨어져 내리기도 합니다.
피해가 속출하자 인공 강우가 아니라 인공 재난을 만든 거냐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기상당국은 비가 내린 뒤엔 불안정한 대기에 돌풍과 천둥 번개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인공 강우와 직접적인 인과관계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비를 만들려다 태풍을 만들었다는 원망이 이어지며 해명에 진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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