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최승호·박성제 사장 시절 감사결과 "국내부동산 투자도 원금회수 불투명"
MLB월드투어 방송권에 33억원 선지급했다 투어 무산으로 절반 넘게 손실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MBC가 최승호·박성제 사장 시절 이사회 의결도 없이 미국 리조트 개발 사업에 105억원을 투자해 전액 손실을 보는 등 방만 경영을 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감사원은 11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MBC 방만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해태 관련 국민감사 청구'와 관련해 이같은 내용의 감사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MBC는 2019년 임원 회의에서 사옥 매각대금 4천849억원을 적극적으로 운용하기로 결정하고, 총 1천905억원을 초고위험 금융 상품인 국내외 부동산 대체 투자 상품에 투자했다.
그러나 MBC는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거나 신종 금융 상품에 대한 위험 관리 규정 없이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본부장 전결로 진행된 미국 라스베이거스 리조트 개발 펀드 투자의 경우 전액(105억원) 손실이 발생했으며 그 외 국내외 부동산 대체 투자도 원금 회수가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아울러 MBC는 미국프로야구(MLB) 월드투어 방송권에 33억원을 투자하기로 하고, 대회 개최가 확정되기도 전에 업체에 투자금 전액을 선지급했으나 이 직후 MLB 월드투어가 무산되자 14억7천만원만 돌려받았다.
MBC는 지난해 1월 방문진에 베이징 동계올림픽 방송(방송권료 37억7천만원) 계획 등 다른 스포츠 방송의 운영 계획을 보고하면서도 미상환 금액인 18억3천만원이 발생한 사실은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MBC는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UMF)에 총 11억원을 투자했으나 투자금 상환 예정일인 2022년 11월까지 9억3천만원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 보고서에는 MBC 관계사들의 방만 경영 실태도 포함됐다.
MBC플러스는 여수 실내 스포츠 테마파크 사업을 추진하다가 중도에 사업을 중단함으로써 최소 74억원에서 최대 88억원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MBC아트는 계속된 적자 경영에도 2022년 임직원 임금을 인상하고, 임금피크제를 폐지했다.
대구MBC는 경영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200억원 사내근로복지기금을 출연했다.
감사원은 6개 항목에 걸친 MBC의 방만 경영 실태에 대해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문진에 MBC 경영에 대한 관리·감독 등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요구했다.
특히 방문진이 감사원 감사 자료 제출 요구에 따르지 않았고, 이사회 회의 자료를 MBC가 회수해가게 하거나 폐기하는 등 공공기록물법을 위반하고 있다며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고 주의를 촉구했다.
앞서 2022년 11월 공정언론국민연대 등은 권태선 이사장 체제의 방문진이 당시 MBC 박성제 사장과 전임 최승호 사장의 MBC 방만 경영을 보고받고도 별다른 관리·감독 행위를 하지 않았다면서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한 바 있다.
감사원은 이듬해인 2023년 2월 청구인이 주장한 9개 감사 청구 요지 가운데 6개에 대해 감사를 진행하기로 하고, 같은 해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실지 감사를 벌였다. 감사 결과는 지난달 30일 감사위원회 의결로 최종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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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4일 기사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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